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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7 물리는 인생이여..

어제 사둔 주식을 확인하고 싶어서였고, 확인하자마자 악!! 소리가 났다.  SOXL을 몇 주 더 사고 싶어졌다. 이제 더 내려가도 바닥이라서 내려가도 언제가 오를 거니, 매일 하락을 찍어 소심하게 몇 주 사봤는데오름세가 보였다. 이럴 땐 왜 이렇게 조금 산 건가. 아니지 아니야, 그래봤자 프장일뿐이고, 본장에서 확 내리꽂을 거 아닌가.

오늘은 똑똑하게 주식을 해야 겠다는 생각에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SOXL에서 3%로 조금 먹고 SOXS로 스위칭을 노린 것. SOXS을 35불에 사고 싶었지만 아무리 나스닥이 힘이 좋아도 설마 35까지 오겠어. 이쯤이면 좋겠다 싶어 잠들기 정찰 주로 SOXS 한 주 사고 싶어졌다. SOXL 몇 주 다 팔아도 SOXS 한 주 살 돈이 부족해 환전 하여 37.89에 구매했다. 최근 나는 주식을 하지 않으려고 환율 1400원대에 샀던 달러를 모조리 환전(1273원으로) 하여 일반 계좌로 옮겨 예수금을 두지 않고 있다.

아침 6시, 개운하게 일어나 핸드폰을 확인했다. 아니,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어제 새벽에 폭등이 일어난 것. 물론 행운의 여신은 내 편이 아니었다. 오래간만에 본 수익, 몇 천원 벌었다고 좋아했다. 아침에 일어나 확인한 내가 팔아 버린 주식은 13% 올랐다. 한 주 사 둔 SOXL은 마이너스 10%로가 되어있었다. 결국 우상향이 아니겠는가, 라며, 무조건 롱이었던 나는 SOXL로 예전에 전에 물리고 물려 손전을 한 이력이 있다. 내가 사기만 하면 떨어져서 간을 보는 심정으로 정찰병으로 한두 주 샀다가, 찔끔 오르면 물릴까 무서워 얼른 팔아버리는 식으로 주식을 살짝 게임하듯 즐겼다.

전날 밤, 평소라면 눈에 잠이 한가득 들어 주식이고 나발이고 꿈나라에 갈 시간에 머리가 말똥말똥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백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밤낮이 바뀐 데에는 미장에 눈을 뜬 게 8할이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아침 형 인간으로 돌아왔다. 요즘 나는 6시 반 기상하고 밤 10시면 잠이 든다. 이 얼마나 거룩한 일상인가. 아침에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집 앞 산책을 하는 게 그렇게 좋다. 미장은 밤 11시 반에 시작한다. 주식의 세계에 오는 잠도 날려버린다. 내리면 내려서 빡침에 잠이 깨고, 오르면 오르는 대로 도파민이 온몸에 흘러 잠을 잘 수 없다. 핸드폰을 외면하려 억지로 책을 펴 활자를 따라가 보려 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마음이 콩팥에 있는데 활자가 눈에 들어오겠는가. 그럼에도 밤 낮 바뀌는 게 무서워 입을 한 일자로 꾹 닫고 핸드폰을 저기 멀리 두고 잠에 들 수 있었다.

이전에 나는 이게 코인인지 주식인지 모를 정도로 파란 선이 아래로 끝도 없이 내리꽂는 테슬라를 손절하여 피 같은 한 달 생활비를 날리며 다시는 주식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개가 똥을 끊지, 한 번 맛본 주식의 세상을 어떻게 끊나. 큰 배팅은 못하더라도 딱 커피 값이나 벌어 보자는, 앙큼한 마음, 치킨 값 벌자고 들어갔다 치킨 집 아르바이트 하러 간다고. 나도 딱 그런 작은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한 달 생활비를 냉큼 털어 먹지 않았는가.

맘 같아서는 토스 주식 어플을 삭제하고 싶지만 토스 유아이의 편리함에 익숙해지고 생활비를 날려먹으면서 하루 5000보를 걸으면 주는 20원을 포기하기는 더 어려웠다. 최근 한 일주일 넘게 주식을 쳐다보기도 싫어 마음을 단단히 먹고 토스에 있는 돈을 다른 계좌로 모두 옮겼고 만보기 등 여러 가지 포인트 받기 미션을 포기하기로 하고 삭제 버튼을 눌렀다. 아, 평화로워라, 그놈의 것 때문에 시간 쏟고, 잠도 못 자고,, 스트레스만 받지 않았는가. 그렇게 쉽게 끊을 수 있는 거라면, 내가 그렇게 강단진 인간이었다면 이렇게 살았겠나.(윽..) 평화롭다로 외치더니, 개뿔.. 이 평화로움은 반나절 만에 깨졌다. 낮에 어디 어디를 갔다가 심신이 지쳐 침대에 누웠다. 습관대로 잠들기 전 핸드폰을 만지작거렸고, 가히 심심해졌다. 아, 심심해, 왜 이렇게 심심한 거지? 이 심심함의 정체는 뭐지? 누가 그랬다.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고. 기다려라, 문이 열릴 것이다...라는 무슨... 꽈직!!!...꽈직!!! 평화는 여기까지였다.. 앱스토에 들어가 토스를 다시 깔았다. 아침에 일어나 주식을 확인한다. 아, 또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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