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
밤기차를 타고 새해 해돋이를 보는 일을 상상한다.
나는 여행을 꿈꾸며 여행 가는 걸 주저한다. 어쩌면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갔는데 신경 안정제가 포함된 처방전을 받았다. 어젯밤에는 신경안정제 대신 알러지 약을 먹었다. 혼자 서는 도무지 불가능한 일에는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수면 부족과 신경성으로 결국 탈이 나버렸다.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생활 삼일 차 아침을 맞았다. 제야의 종을 보고 잘 수는 없었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데 성공을 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12월 31일은 건조하게 지나갔지만, 오전에 일어나는 루틴을 지킬 수 있었다.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다.
22년 마지막 날은 도서관을 들려서 책 두 권을 빌려왔고 밤에는 치킨을 시켜 먹으며 전날 보다가 잠들어서 다 보지 못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이어 봤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이천 년 대 중반 쯤 겨울에도 이 영화를 내 방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같은 장면이 다르게 보인다. 그때 봤던 것 과 다른 느낌으로 읽히는 것들이 많았다. 그건 뭐랄까.. 음...뭐랄까...너무 많은 말이 하고 싶어지는,,,정리 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새벽 5시 눈이 떠졌다. 배가 고파서 냉장고 위에 올려둔 오예스 한 봉을 뜯었다. 달콤한 것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며칠 전 맥모닝이 먹고 싶어져 아침 일찍 맥도날드에 갔는데 카드를 가져오지 않아 맥이 빠졌다. 그렇다고 집에 바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아서 결제 카드가 연결된 스타벅스 어플을 통해 충전을 하고 루꼴라샌드위치와 카페라떼를 먹었다.


역시 루꼴라 샌드위치와 포근한 카페라떼는 찰떡이다.
다음날 1월 1일 7:30 am
맥모닝을 먹으로 카드를 챙기고 밖을 나섰다. 어두컴컴한 아침이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다들 나 빼고 해돋이를 보러 갔나...


새벽에는 혼자 잘 나다니지 않는데, 오전 7시 반에 새벽 같아서, 빈 거리 사진을 찍어 댔다. 어제도 따뜻하더니 오늘도 푸근하다.
걸어서 7분 거리인 맥도날드에 도착!!
몇 몇 사람들은 노트북에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다. 새해 아침부터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을 본다. 새벽 근무를 하고 퇴근하는 맥도날드 직원이 보인다.
베이컨에그 치즈와 해시브라운 세트를 주문했다.



창가자리에 앉았다. 빛이 들지 않아 사진이 잘 안나 온다. 바로 옆이 입구에 환풍기가 있는 지 먹는 내내 머리가 차가워 후딱 먹고 일어났다.
집에 들어가는 길은 조금 더 돌아서 걸어왔다. 조금 걷고 싶었고, 이주 후에 이사를 가게 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건지도 모르겠다. 구석구석 조용히 이 동네를 살폈다. 참고로 이사 가는 곳은 여기서 30분 거리다.
이 슬세권을 떠나다니.. 슬픔 ㅠㅠ
그래,,슬세권이 아쉬운거였어...
날이 흐려 해가 보이지 않지만, 마음 속으로 여러 다짐을 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말이다.
집에 들어가면 세밑 샤워 부터 해야겠다.
오후에는 교보문고에 가서 2023년 캘린더를 사고, 느긋하게 커피를 주문하고 작은 테이블 위에 다이어리에 버킷리스트를 써야겠다. 할 일이 많다:)